♣** 나의 여가 생활 **♣

☆☆ 2020년12월 2일 ☆☆

청량고추 2020. 12. 2. 19:47

 

 

 

 

 

오늘은 날씨도 춥고 밖에서 작업하기 힘들 것 같아

지저분하게 널려 있는 주방을  정리해 봤습니다

 

3시간 정도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기를 반복

좀 깔끔해졌으려나

뭔가 변화를 시도했는데 뭔가가 부족해 보입니다

 

책을 읽다가

'겸손은 땅이다.'라는 대목에 눈길이 멈췄습니다.

 

겸손은 땅처럼 낮고 밟히고 쓰레기까지

받아들이면서도 그곳에서 생명을 일으키고

풍성하게 자라 열매 맺게 한다는 것입니다.

 

더 놀란 것은 그동안

내가 생각한 겸손에 대한 부끄러움이었습니다.

 

나는 겸손을 내 몸 높이로 보았습니다.

몸 위쪽이 아닌 내 발만큼만 낮아지는 것이었습니다.

 

그런데 겸손은 그게 아니었습니다.

내 발이 아니라 그 아래로 더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.

 

그러므로 밟히고 눌리고

다져지고 아픈 것이 겸손이었습니다

 

그 밟힘과 아픔과 애태움 속에서 나는 쓰러진 채

침묵하지만 남이 탄생하고 자라 열매 맺는 것이었습니다.

 

겸손은 나무도 물도 바람도 아닌 땅이었습니다